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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도 맥북카페엔 질문이 많이 올라왔다.

늘.. 잘난척 맥 초심자 회원분들께 답변을 해주곤 한다.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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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대한민국 Top5에 속하는 불법공유사이트의 막강 회원이었던 적에도 사이트 운영진과 업로더들, 회원들간의 예우에 대한 논란은 있어왔다.

 

늘.. 조잡한 혹은 난해한 질문을 하고, 불법자료를 받아가는 회원들. 업로더들은 돈을 바라고 자료공유하는 것도 아니었고, 난해한 질문에 없는 지식, 있는 지식 찾아가며 해결책을 마련해주는 것도 아니었다. 늘상 "정보는 공유되어야 한다."라는 대전제에 스스로 자위를 할 뿐.. 엉터리 해결책 때문에 고생했다느니, 다운받은 자료가 바이러스에 걸렸는지 설치 후 이상해졌다며 욕먹는 경우도 다반사였지만 매일 올라오는 질문과 자료요청에 항상 좋은 정보와 자료를 주려고 노력하곤 했다.

 

그러던 어느날.. 한 업로더가 글을 올렸다. 아주 장문의 글이었고 다분히 회원에 대한 예의를 차린 글이었다. 뭐 결론만 말하자면 '이짓도 더러워서 못해먹겠다.'였지만.. 이 글은 이후 일파만파 엄청난 반향을 이끌어냈다.

 

늘상 묵묵히 해결책과 자료 공유를 하던 업로더들이 회원들에게 하나둘 요구사항을 적시했다. 자료를 다운받아갈 때는 최소한 감사의 댓글을 써달라, 질문을 할 경우엔 양식에 맞추어야 하며 질문양식에 어긋나면 댓글을 달지 않겠다. 점차 이런 요구사항에 찬성하는 업로더들이 많아지자 사이트 운영자는 공지를 통해 이러한 요구사항이 사이트 발전에 도움이 될 거란 판단을 했다며 공식화하였다.

 

회원들간에도 공지사항을 옹호하는 이들, 너무 요구사항이 지나치다며 반대하는 이들... 업로더 사이에서도 엄격한 적용을 하는 이들, 어물쩍 넘어가는 이들 등.. 다양한 반응이 생겨났다.

 

다들 각자의 가치관이 다르듯.. 난 여전히 묵묵히 업로더로서 정보공유만 하며 내자신의 의견은 피력하지 않았다.

 

사실.. 이러한 소모적 논쟁은 사람간 오프라인 만남을 통하면 곧바로 해결될 일들이었지만, 워낙 전국적인 사이트다 보니.. 지금 이곳 사우디 날씨가 어쩌니 저쩌니 하는 이까지 있었다. 광대한 회원폭을 가지다 보니 회원간 다툼은 늘 있고, 요즘 보수꼴통이니, 좌빨이니 하는 식으로 싸움이 격해졌다.

 

그러다 경찰인지 검찰인지의 철퇴를 맞았다. 좋은 말로 "정보 무한공유"지.. 현실상에선 불법자료 유출이었던 게다. 물론 난 지금도 그것이 나쁜 것이라는 것 알면서도 한편으론 무한공유야 말로 모든 이들이 더 발전하는 방향이라고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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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로더 몇명이 회원의 고자질로 잡혀서 조서를 쓰고 몇백만원의 합의금을 내고 풀려났다. 이후.. 사이트는 음지로 스며들었다. 철저히 회원을 관리하기 시작했다. 공지사항은 공지가 아니라 명령이 되어버렸다. 지키지 못하면 강퇴를 당했고, 다시 들어오려면 수많은 단계를 거쳐야만 들어올 수 있었다. 많은 이들이 가혹하다는 의견을 제시했지만 업로더들의 피해를 막기 위해서란 명목하에 받아들일 수 밖에 없었다.


이후에도 불법자료 단속이 강화되자 풍족하던 자료들이 고갈되기 시작했다. 업로더들의 연이은 경찰서 출두 소식이 전해지는 등 "자료 무한공유"는 점차 힘들어졌다.


그러자, 회원들이 업로더들을 떠받들기 시작한거다. 구하기 힘든 자료라든가 마소사의 최신 버전 프로그램의 크랙파일 등을 업로드하면 찬양가가 울려퍼진다. 전지전능한 업로더하든가.. 감사하다며 우는 이모티콘까지..


이후엔 어찌되었는지는 잘 모르겠다. 나도 먹고살려니 업로더를 그만두어야 했다. 꽤나 힘든 일이었기 때문이다. 체력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ㅡㅜ;;


암튼.. 지식은 스스로가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수많은 기초지식이 쌓이고 그 지식들 중 연관되는 일련의 과정을 집어내어 더 명료한 연관관계를 밝히는 것.. 그것이 지식이고 노하우라 생각한다.


매일 맥북카페에 새로 등록된 글들을 읽다보면 절반이상이 질문이다. "큰일났어요, 안돼요, 어쩌죠.." 아직은 우리나라에 생소한 게 맥이다보니 질문할 곳도 마땅치 않고, 자료도 풍부하지 않다. 카페에 쌓이는 글들만큼 정보도 쌓여 간다. 태반은 중복되는 질문이고 기초적인 지식만 있으면 금새 해결되는 문제들이다. 댓글로 질문에 대답을 하다보면 예전 공유사이트에 해답을 다는 느낌이다. 끊임없이 올라오는 질문들.. 똑같은 답변.. 검색 잠깐 하면 될텐데 하는 누군가를 향한 불쾌감.. 그리고, 초심자라면 당연 어렵겠지란 이해까지.. 참 복잡한 심정이 교차한다.


그런데, 최근 글 중 눈에 띄는 글들이 있다. 질문에 답변을 한 것에 대하여 최소한의 감사댓글은 달아야 하는 게 예의 아니겠냐는 요지의 글이었다. 주로 댓글 다는 회원들의 반응이 다양했다. 대개는 상관없다, 감사댓글달면 감사할 따름이지요 등등


정보가 한곳에 모이면 독점하려는 욕심이 생겨나기 마련이다. 실례로 몇몇 기초적인 정보를 편집하여 "초보자 길라잡이"란 식의 저서가 나오기도 했다. 초심자에겐 참 유용한 책이다. 진작에 있었어야 한다는 생각도 있지만.. 초보자용 길라잡이 책을 훑어보면서 탄식을 금할 수 없었다. 이런 얕은 내용을 편집해서는 돈받고 파냐란 비평을 하고 싶어졌다.(물론 내가 지금 막 처음으로 맥을 접하는 입장이라면 눈물을 흘리며 저자에게 감사할 따름일지도 모른다. 일방적인 비평을 하려는 게 아니다.)


예전 업로더 시절 수천만원 짜리 프로그램을 불법공유했던 거.. 2~3일 시간을 투자하여 단 한명의 회원이 겪던 문제의 해결책을 찾던 거.. 등등 어찌보면 작은 정보일 수도 있고, 어찌보면 크나큰 가치를 가진 정보일 수도 있는 일들이 "지적재산권"이란 미명하에 돈의 가치로 재단되어 가고 있는 듯 하여 안타깝다.


물론, 내가 하는 건축에서 그간 내가 공부한 혹은 체득한 많은 노하우들.. 그걸 돈의 가치로 따지면 얼마나 될까 생각해 본 적도 많다. 정리가 안되서 문제지.. 차곡차곡 정리해서 책으로 만들면 손해보진 않을 거 같다는 판단은 선다. ㅋㅋ


나도 "정보"를 무한공유하려던 마음은 사라지고 "정보"를 독점하려는 마음이 많은가 보다. 타인에게 지식을 배풀면서 떠받들어지고 싶은가 보다. 하지만, 여전히 머리 한가운데에 자리한 것은 "정보 무한공유"이다.


사회생활을 할수록, 독점하는 것이야말로 출세하는 것이란 걸 깨닫게 된다. 독점하는 것이 무엇이냐는 자신이 속한 직업군에 따라 다르겠지만.. (그러고보면 선생님이란 직업을 가진 분들은 존경받아 마땅하다. ^^)


나 스스로 경계하고픈 것은.. 바로 내 자신도 독점하려는 욕심에 나 자신이 먹혀버리지 않기를 바란다. 자신이 가진 것 중 남는 것이 있다면 타인에게 베푸는 삶 속에 우리 모두가 함께 행복을 공유하는 삶이 세상으로 변모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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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의 질문을 보며 엉뚱한 생각을 해본다...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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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archjang
일단.. 만들면서 생각해보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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