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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단 밑에 마련된 정부 분향소···'무성의' 논란

'전직 국가원수 추모 분향소라 하기에 너무 초라해' 비난

[CBS특별취재팀 권민철 기자]


정부가 서울역사박물관에 마련해놓은 '고 노무현 전 대통령 국민장 분향소'를 놓고 이런저런 뒷말이 무성하다. 서거한 전직 국가원수를 추모하기 위해 정부가 만든 공식 분향소라 하기에는 너무나 초라하고 볼품없다는 비난이다.

우선 국민장 분향소가 너무 협소하다. 분향소가 들어서 있는 서울역사박물관 1층 로비 넓이는 총 36㎡ 정도.

그런데 로비 중앙 한가운데에 가로 11m, 세로 14m의 계단이 들어서 있다. 분향·헌화 공간을 제외한 분향소의 실제 넓이는 계단 오른쪽 옆 가로 10m, 세로 14m. 결국 분향소가 계단 넓이보다 좁다는 얘기다. 때문에 분향소는 로비 한 구석에 처박혀 있는 모습이다.

더욱이 분향소 위에는 2층에서 3층으로 이어지는 계단이 드리워져 있다. 다행히 25일 월요일은 서울역사박물관 정기 휴장일이어서 관람객이 없어 그나마 다행이었다.

박물관 관계자는 "26일부터는 정상적으로 관람객을 받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영결식 전까지는 전직 국가 원수의 영정 위를 일반 관람객들이 아무생각 없이 걸어 지나가는 일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

분향소 주위도 전직 국가원수를 추모하는 장소라고 하기에는 너무 난잡하다. 분향소 옆 계단 아래 공간이 상조회사 직원들의 작업장과 창고로 쓰이면서 쓰레기와 잡동사니가 조문객들의 눈에 그대로 노출돼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청와대 지시를 받은 서울시의 갑작스런 결정으로 24일 밤 불과 몇 시간 만에 분향소를 마련한 때문"이라고 말했다.



박물관에 분향소를 설치한 것도 이례적인 일이다. 역사 유물을 보관하는 박물관에 향냄새 진동하는 분향소를 설치하는 일은 전례를 찾아보기 힘든 엉뚱한 발상이다.

행사 관계자는 "박물관에 분향소를 설치한 것 자체가 난센스"라며 "일반인들이 드나들어 보안상의 문제도 문제지만 향냄새가 32,000점의 유물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알 수 없다"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전직 행정부 수반의 분향소를 관리하는 공무원들의 마음가짐도 준비가 덜 됐다. 분향소에는 박물관 직원 10여명과 서울시에서 파견나온 직원 10여명, 그리고 행정자치부 공무원들이 행사를 지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행자부 공무원들은 이날 내내 박물관 수유실에 임시로 마련된 '종합상황실'의 자리를 비웠다. 행사 한 관계자는 "행자부 공무원들이 자리에 없다고 일이 안되는 것은 아니지만 현직 대통령이 아닌 전직 대통령의 분향소라 그런지 별다른 생각이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분향소가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평가도 나온다. 서울역사박물관은 지난 2002년에 개관했지만 하루 방문객이 1500명에 지나지 않을 정도로 인지도가 떨어지는 곳이다. 이 때문에 택시 기사에게 '서울역사박물관으로 가자'고 하면 옛 서울역사에 내려준다는 우스갯소리가 있을 정도다.

낮은 인지도에 박물관 인근에 가까운 지하철역이 없어 접근성도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행사 관계자는 "일반인들이 이곳에 분향소가 있다는 사실을 알기 힘들 것"이라며 "방문객이 적으면 적을수록 안전하게 행사를 치를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twinpine@cbs.co.kr


(대한민국 중심언론 CBS 뉴스FM98.1 / 음악FM93.9 / TV CH 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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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archjang
일단.. 만들면서 생각해보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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