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에도 한번 공무원들의 무성의를 글로 쓴 적이 있었는데..
오늘 또 보내요. ㅜㅜ
(글 쓰려다 보니, 공무원만이 아니라 나 자신에게 하는 말이기도 하네요.)
언제부터인가 파일 전송의 대표적인 파일형식으로 PDF가 있습니다.
저처럼 설계하는 사람들은 캐드파일인 DWG를 주고받지만, 일반 클라이언트 분들에겐 PDF로 변환하여 납품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왜냐하면, 캐드 파일은 아무래도 캐드 프로그램이 설치되어야 볼 수 있고, 이 파일을 제대로 보거나 출력하려면 몇가지 설정도 해야 하기 때문에..
예전에는 그림파일로 변환했다는데.. 지금은 PDF로 변환하지요.
암튼, PDF의 장점 중 원본파일의 위변조 내지 수정이 어렵다는 점이 있어서
관공서에서 자료를 배포할 때, PDF 형식으로 하는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특히, 그동안 "한글과컴퓨터의 한글"을 무조건 쓰도록 하는 왜곡된 국산사랑으로 인해 구글 등에서 전혀 검색이 안되던 정부 자료들이 하나둘 PDF로 변환되어 배포되고 검색이 손쉬워진 것은 이미 한참 늦은 조치이지만서도 환영할 만한 변화입니다.
(저도 문서 작성 시 대략 30%.. 3건 중 1건은 한글 문서로 작성하는 거 같습니다. 물론 최종 결과물 저장 시엔 꼭 PDF로 변환합니다. 이유는 한글 문서의 폐쇄성 때문입니다. 지금처럼 자료 검색이 중요한 때에 한글 문서는 작성자 정도나 자료를 찾아볼 뿐, 아무리 컴퓨터 안에 잘 저장해도 검색이 안되니 정작 필요할 때 찾아 쓸 수 없는 데이터 방면의 계륵 입니다. ㅡㅡ;; 물론 MS윈도우가 점유율 99% 이상인 사무환경의 우리나라 사람들은 잘 모르는 상황이겠지요. 애플컴퓨터를 쓰던가, MS윈도우의 색인를 잘 활용하는 분들이라면.. HWP로 대표되는 한글 파일이 얼마나 폐쇄적인 데이터인지, 그 폐쇄적인 파일이 얼마나 쓰레기로 전락하기 쉬운지 아실 겁니다.)
여전히 관공서의 공식문서 중 상당수가 한글 파일로 작성되고 있습니다.
(한글과컴퓨터의 "한글"이란 프로그램이 나쁘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워드 프로그램으로만 따진다면 참 훌륭한 프로그램입니다. 다만.. 파일의 호환성이 극악인데다, 데이터 검색의 폐쇄성으로 인하여 HWP 파일은 속 내용을 파악하려면 일일이 열어봐야 하기 때문에 저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대부분의 유저들에게 하드 용량만 차지하는 쓰레기로 전락하기 쉽습니다.)
그리곤, 위에 언급한 것처럼 이를 PDF로 변환하여 배포합니다.
한글 프로그램이 자체 PDF변환 기능이 있다는 건 다들 아실테고, 또한 상당히 유용한 프로그램이라는 것은 저도 인정합니다만...
또다시 문제 삼을 부분이 뭐냐면, 한글의 자체 폰트인 HFT 파일 문제입니다.
이건 아마도 수십년된 워드 프로그램인 "한글"의 태생적인 문제일 수도 있습니다. 워드 프로그램은 태생적으로 미려하고 자유로운 문서를 작성하기 위해 자체적으로 폰트를 만들어내던가 유료 폰트들을 프로그램에 내장하곤 합니다. 특히, 2~30년전 MS사의 윈도우나 APPLE사의 OS 등이 제공하는 폰트 이외에도 미려하고 독특한 폰트를 워드 프로그램 구매자에게 제공해야 했죠. 그리고, 이러한 폰트들은 해당 워드 프로그램에서만 활용되도록 폐쇄적으로 만들곤 했는데.. 한글 폰트도 그러했습니다. IMF 즈음인가요. 갑자기 한글 워드 프로그램을 지켜야 한다며 온국민이 "한글" 지킴이 역할은 한 적이 있습니다.
(저도 그때 한글 815 버전을 구매했지요.)
그러면서 온국민이 워드 작업할 땐, 한글.. 이었습니다. ㅡㅡ;;
이야기가 엉뚱한 곳으로 흘렀는데.. 아무튼!!
HFT 폰트는 태생적으로 폐쇄적인 폰트입니다. 이 폰트가 얼마나 저급한 폰트냐 따위를 언급하려는 건 아닙니다.(저급한 폰트..라는 주제로 글 쓰면 아마도 또 주저리주저리 긴 글이 되겠네요. 우리나라에 폰트 회사가 다 죽었지요. ㅜㅜ 이부분은 생략~!)
핵심은 PDF 변환 시 HFT 폰트가 문제를 일으킨다는 겁니다.
한글 워드 프로그램 고급 유저가 아니면, 아마도 폰트는 기존에 한글 파일에 있던 거 그대로 가져다 쓸 겁니다. 그리고, 그중 제목이나 본문에 사용되는 폰트도 제대로 확인 안하고 그대로 가져다 쓰거나, 혹은 Ctrl+C, Ctrl+V 해서 쓰겠지요.
문제는 그러다보면, 복사할 때의 한글 파일이 수십년 전부터 그대로 이어져오는 속성들이 아무런 대책없이 최신 파일에도 붙습니다. 한글 워드 프로그램이 그런 건 또 잘 해요. 십여년전 한글 파일도 얼렁뚱땅 열리고 그 데이터를 최신 파일에 Ctrl+C, Ctrl+V 할 수 있게 만듭니다.
그러다보면, 한글 파일 안에 온갖 잡다한 폰트가 여러 종류가 설정되고 한글 파일은 쓰레기 폰트 수집상이 되지요. 이렇게 만들어진 한글 파일을 열어보면 컴퓨터 상에는 아무 이상없이 잘 보입니다. 출력하면 나름 깔끔하게 출력되어 나옵니다.
자~ A4 500장이 넘는 한글 문서를 만들고 뿌듯해하며, 오타 없나 모니터를 쳐다보고, 출력하면 잘 나오나 A4 500장을 출력해서 한장한장 검수해보면 절로 자부심을 들 겁니다.
네~ 저라도 그럴 겁니다. 설혹 그 한글 문서 중 아주 극히 일부분만 수정/배포하더라도 말이지요.
근데 말이죠. 위에 주저리 떠든 HTF 폰트가 PDF로 변환 시 아주 지랄을 떱니다. PDF가 HTF 폰트로 작성된 단어나 문장을 텍스트로 인식하지 못하여 그림파일로 변환해 버립니다.
한글의 HTF폰트로 작성된 A4 500장 분량의 훌륭한 워드문서가 쓰레기가 되는 순간입니다.
PDF파일의 장점은 뭐니뭐니해도 검색의 편리함인데.. 텍스트가 그림으로 저장되어 버리니 검색도 못하고, 텍스트로 1kb면 될 용량이 그림파일로 저장되어 100kb 용량을 차지 합니다. 그리하여 A4 500장 분량의 워드 문서가 자그만치 100MB나 되는 엄청난 용량을 가지게 됩니다. 필요한 부분을 검색하지도 못하는 쓰레기가 100MB나 된다고 하니 ㅡㅡ;; 한심하죠.
에너지관리공단 / 건물에너지절약사업 홈페이지 / 공지사항에 있는 에너지절약설계기준 해설서(2015-1108호) 가 바로 그러합니다.
업무에 참고하라며 PDF로 변환하여 올려놓았는데.. 막상 받아서 열어보니 딱 봐도 비디오인 상황..
어디의 어느 부서가 만들어 놓은 법규 문서인지 모르겠으나, 20년 전에나 쓰던 HTF 폰트로 작성된 아래아한글 문서에 최근 법규를 입력하여 배포합니다. 이를 다른 관공서(여기선 에너지관리공단이겠지요)가 다운 받아 열어 보고 해당 법규를 Ctrl+C, Ctrl+V 로 편집하고 가공하여 또다시 배포합니다. 다른 곳에서도 비슷하게 Ctrl+C, Ctrl+V 할 겁니다.
그리곤 일반인에게 공개하면서는 PDF로도 배포해야 하니 PDF로 변환하여 배포합니다. ㅡㅡ;;
아마도 배포 전에 배포자는 PDF로 변환된 파일을 열어보았겠지요. 그리곤, 이상하다 생각했을지 모릅니다. 글자 중 일부가 왜이리 지저분하게 나오지?
원인을 모르니 해결방법도 모를테고, 그걸 찾아볼 엄두도 나지 않을 겁니다. 그런 거 공부할 한량은 저같이 잡다구리에 관심있는 이들 뿐이죠. ㅜㅜ
암튼, 이상은 하지만.. 용량이 터무니없이 크지만.. 그냥 PDF 파일을 배포합니다.
일반인이 그걸 어떻게 잘 활용하도록 배려하느냐..는 그들 배포자의 몫이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이렇게 변환되어 배포되는 PDF 파일은 그다지 쓸모가 있지 않습니다. 거기다 용량만 큽니다. 사실 따지고 보면 엄청난 국가적 낭비죠. 10MB면 충분할 자료를 100MB로 만들어 수천명이 다운받고 공유하고 사용하면서 발생하는 낭비가 과연 하드 용량 낭비로 끝날까요?
시간도 낭비, 전기도 낭비, 통신망 낭비.. 게다가 제대로 검색되지도 않고.. ㅡㅡ;;
HTF 폰트로 작성된 한글 문서와 이를 제대로 변환하지 않은 PDF 파일.. 쓰레기라고 부를 만 하지 않나요?
(이미 2000년 즈음일 겁니다. 컴퓨터 공학 관련자 분들께서 인터넷 상으로 아래아한글의 폐쇄성에 대하여 지적하며, 한글과컴퓨터의 각성 및 개선을 촉구하였습니다. 하지만, 글쎄요.. 제가 보기에 15년이 넘게 지난 지금도 여전히 부족한 부분이 많아 보입니다. 물론, "한글" 프로그램에서 HTF폰트를 TTF폰트로 바꾸는 작업은 참으로 간단합니다. 그래서, 그냥 사용자가 알아서 바꾸라고 한글과컴퓨터가 간과하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에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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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 archjang
일단.. 만들면서 생각해보자. ^^